일기 아니고 사랑 고백
원래 오늘 자전거 사러 갈 계획이었는데
낮잠을 2시부터 7시까지 자 버리는 바람에
그냥 다음에 사는 걸로 결정했다...
내일은 일 나가니까 모레나 금요일에 가야겠다.
자전거 얼른 사서 타고 다니고 싶다.
빠르게 달리면서 시원하게 바람맞으면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아지고 행복해진다.
얌시랑 새벽에 태민 씨 단관하고 얘기하면서
아이돌을 좋아하는 게 다른 취미 생활에선 물론이고
쩜오디나 투디 등 같은 덕질에서도 못 느끼는
생소한 감정을 항상 들게 한다는 얘기를 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이 벅차는 감정?
진짜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아마 느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가끔 그런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너무 좋아서
나의 감정을 나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때
그나마 덜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
얌시나 나나 똑같아서 신기하고 웃겼다.
이제노가 너무 좋아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을 때
아, 오늘 이제노 더이상 보면 안 될 것 같다.
싶을 때 나는... 홍지수를 보러 간다.
그러면 조금 안정이 된다.
사실 오늘 하루종일 잠만 자서 할 얘기가 없다.
이제노 얘기나 좀 해야겠다.
이것도 물론 새벽에 얌시랑 다 한 얘기임.
나는 친언니, 외가 쪽 사촌언니 둘이 있는데
이 세 언니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랐다.
나이 차이가 적지 않은 편이라 태어나보니
이미 언니들이 아이돌을 좋아하고 있었다.
나는 다섯살 때도 동신방기의 뮤비를 보고 있었다.
남들은 "내가 빠순이이기 전의 삶이 어떤 지 기억이 안 나"
라고 하는 말들이 그냥 지금이 재미있다는 뜻이겠지만
나는 진짜.. 빠순이이기 전의 삶이 없다.
일평생을 바순희로 살아와서 안 하는 방법을 모른다...
내가 뱅빅을 진짜 오래 좋아했고
특히나 권죵을 정말 많이 좋아했는데
그건 어렸을 때부터 언니들이 좋아해서
나도 같이 뱅빅을 좋아하던 걸 쭉 이어왔던 것이다.
그냥 습관처럼 숨쉬듯이 그 그룹을 좋아했다.
내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그들이 함께한 기억이 너무 많아서 종종 고통스럽다.
시험 끝나고 집 가는 길에 판베 틀고 가던 기억...
루저가 처음 나왔을 때 친구랑 울먹이며 듣던 기억...
아무튼 이런 추억이 정말 많다.
같이 자라왔다고 얘기를 하고 싶다.
그래서 더 빡
내가 정말... 아이돌 덕질을 오래 했지만
지금 제노를 좋아하는 감정은 처음 겪는 거라 당황스럽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좋아하던 권죵은
나에게 그 없는 삶이 존재하질 않았기에 상상할 수 없었고
오랫동안 좋아하다보니 그만큼 정이 쌓인 것이었는데
이제노는 뭘까...
아이돌 덕질 하면서 수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고도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다는 게 거짓말같다...
지나간 내 구오빠들에게 그토록 뒤통수를 많이 처맞고도!
그걸 겪고도 이렇게 깊이 제노를 사랑하고 있다는 게...
그래서 가끔 무섭기도 하다.
내가 언제까지 이제노를 좋아할지 모르겠다.
정말... 제노가 아이돌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한...
무한대로 좋아할 것 같아서...
죽을 때까지...
어쩌면 죽어서도...
혹시 이거 일기 맞나?
아무튼 내가 이제노 좋아한다고
매일 탐라에서 울부짖는 건
이런 감정이기 때문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단순한 주접이 아니라 내가 진짜
이렇게 좋아하는 애가 처음이라 그래.
덕질 1n년차에 처음이라 그래요...
오늘 저녁 안 먹었는데
지금 입이 심심해서 뭐가 먹고 싶다.
라면 끓여먹을까 고민 중이다.
사실 이미 결정한 것 같다. 먹을 거임.
어제 꿈에 네가 나왔어.
오늘도 네 꿈을 꿨으면 좋겠다.
이상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치겠습니다.
/2021. 06.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