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난 더 커다란 그림을 그려

이푸므 2021. 6. 18. 21:41

간만에 11시쯤에 일어났는데 밥 먹고
낮잠을 다시 자버려서 네시쯤에 일어났다.
그래도 부지런히 움직여서 할 일들을 대부분 끝냈다.

낮잠을 웬만하면 안 자려고 노력하는데 쉽지가 않다.
12시 전에 일어나는 날에는 꼭 다시 잠드는 것 같다.
불면증 때문에 깊게 못 자나? 7시간을 자도 피곤하다.
잠들면 정말 잘 안 깨서 깊게 못 자는 것 같지는 않다.
그냥 원래 잠이 많은 편이기도 한데...
잠 많은 사람인데 불면증이 있으니까 지옥이 따로 없다.
약을 언제 끊으려나...


약이 다 떨어져서 병원을 가야 했기에 다섯 시쯤에 나갔다.
병원을 햇수로 5년째 다니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오래 다니니까 가서 하는 말도 별로 없어서 3분 컷이다.

헬스장이랑 병원이랑 같은 건물에 있어서
진료를 보고 약을 타고 바로 운동을 했다.
허벅지를 조졌더니 갓 태어난 기린 됐다.
원래 운동 열심히 하고 열기 가득하게
나왔을 때 시원한 공기가 몸에 닿으면
기분이 되게 좋은데 요즘 날씨가 더워서
나와도 그냥 습하고 덥기만 해서 슬프다.


내일 출근해야 해서 일찍 자야 하는데...
이따 자정에 얌탐승과 배그도 하기로 했고
책도 아직 안 읽어서 목표치까지 읽어야 하고
릴레이소설도 써야하고요...ㅋㅋㅋㅋㅋ
할 일이 아직 꽤나 많구만~ 벌써 9시인데...
왠지 자정에 리팩 타임테이블이 뜰 것 같다.
사실 지금 할 말 별로 없음.
그래 보이죠?




종종 하는 생각인데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상황이 딱딱 맞게 흘러가는 건 절대 아니지만
심한 우울기였을 때 주변 환경이 더 악화되지 않았고
주변에 날 위해주는 좋은 사람들이 항상 있었으며
그런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한 취미들도 있었다.
물론 취미들은 전부 덕질이었다. 당연함.
내 주변에 지금처럼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게
나에게 과분하기도 하고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쓰레기짓 안 했으니까 이런 사람들이
있는 거겠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을 떨칠 수는 없다.


집안사정이나 환경이 더 나빠지지 않았던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천운이 아니었나 싶다.
우울증 심했을 때 아빠랑 같이 살지 않았으니까...
그때는 이런 생각을 할 겨를이 전혀 없었으니
당연히 몰랐는데 이제와서 생각하니 다행이다.
그냥 계속 운이 좋았던 것만 같다.

대학교 그만두고 일자리를 구할 때 백화점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운이 좋았었고
백화점 일이 나하고 잘 맞았던 것도 그렇다.
요즘엔 이런 거에 감사한 생각이 자주 든다.


갑자기 무슨 성인군자라도 된 것 같긴 한데
딱히 그런 것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뭔가
나한테 주어진 게 전부 내 노력의 산물이 아니라
운이 좋았기에 노력할 수 있었던 거라는 생각이다.
비관적인 생각은 아니고, 그래서 감사하다는 거다.
그러니 지금도 열심히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운이 받쳐줄 거란 생각으로.

 

 

 

이상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치겠습니다.

 

 

/2021. 0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