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사랑했다고 말하게
어제 친구가 집에 와서 노느라 늦게 자서
오늘은 좀 늦은 시간인 1시쯤에 기상했다.
옛날에는 물론 쉬는 날 항상 이 시간보다
더 늦게 일어나는 일도 많았는데 지금은
매일 이렇게 정오 지나서 일어나긴 좀 그래서
오전에 일어나려고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늦게까지 자던 버릇이 있어서 금방 고칠 순
없으니 일단 알람 정도는 맞춰두는 정도로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알람이 잘 들린다.
오전에 일어나면 하루가 좀 더 기니까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는 게 좋다.
일어나서는 어제 사 놓은 앵그리너구리에
굴소스 야채 볶음밥을 해서 같이 먹었다.
물론 볶음밥은 동거인이 만들고 난 라면만 끓였다.
우리집은 라면과 볶음밥의 조합을 좋아한다.
둘다 만들기도 편하고 같이 먹으면 맛있어서
동거인이 계란볶음밥이나 야채볶음밥을 하고
나는 옆에서 라면을 끓이는 담당을 한다.
똥손인 건 아닌데 요리가 귀찮아서 잘 안 한다.
맨날 집에 재료는 있는데 완제품이 없으면
먹을 거 없다고 찡찡거리면서 파스타 만든다.
파스타는 요리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그냥 라면 끓이는 것처럼 소스만 있으면 자주 한다.
밥을 다 먹고 설거지를 하고 나서 빈둥대다가
3시 반쯤에 친구가 간다고 하길래 그 김에
나도 같이 나가서 운동을 가려고 나왔다.
집에서 나올 때는 비가 조금씩 오는 중이었는데
운동을 다 끝내고 엘베에서 내리니까 비가 무슨
하늘에서 대성통곡을 하는 것처럼 오고 있었다.
이렇게 오면 정말 동네 잠길 것 같은 수준으로...
그래서 건물 안에서 비가 좀 잠잠해질 때까지
10분 정도 기다리다가 집에 갔다.
다들 나갈 엄두를 못 내고 있는지 안에서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이 나 빼고도 한 다섯 명은 있었다.
가다가 또 너무 많이 와서 다른 건물 안으로 피신했다.
겨우 집에 와서 에어컨 틀고 샤워하고 나니까
몸이 보송보송해져서 기분이 엄청 좋아졌다.
샤워하고 오늘도 카누 커피를 타고 보십을 했다.

트위터에 한다고 올리고 슬슬 목이 아파와서
이제 그만해야지~ 하고 보니까 한 시간이 지나있더라.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하는 취미가
정말 오랜만이라서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옛날에 공부할 때나 진득하게 앉아서 뭘 했지
지금은 게임하다가도 힘들다고 의자에 거의
눕듯이 앉아서 트위터나 하는 신세가 됐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라고 22세가 말했습니다.
보십을 하고 게임을 열심히 하다가 7시쯤에 저녁을 먹었다.

또 저번에 시켜먹고 남은 닭볶음탕을 데우고
장조림이랑 깍두기랑 김을 꺼내서 먹었다.
밥 해 놓은 게 없길래 후딱 새로 해서 먹었는데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한 밥 중에 제일 맛있었다.
나는 밥이 좀 진 걸 좋아하는데 기준이 애매해서
딱 내 입맛에 맞게끔 질게 밥 하는 게 어렵다.
갓 지은 밥에 닭볶음탕 국물 비벼서 김 싸 먹으면
그게 바로 고든램지도 울면서 먹을 최고의 맛인 거다.

오늘 엠카 1위도 하고 버블도 오고~
기분이 참 좋은 하루다.
내 불안에 신경을 좀 안 써보려고 했더니
정말 마음이 한결 편안해져서 신기하다.
그래도 계속 뭘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아직 여전하긴 하지만 이게 나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움직일 수 있게 해주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제노 직캠 보고 트이터 하다가 자야징.
이상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치겠습니다.
/2021. 07.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