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이름을 새기며
25, 26일 자 일기~
어제는 11시 좀 넘어서 일어나긴 했는데
시간 낭비하며 쓰레기처럼 하루를 보냈다.
일단 일어나서 대충 있는 걸로 밥을 먹고
일요일이라 헬스장이 안 여는 날이라서
일단 노트북을 켜고 게임을 짱 많이 했다.
원래 어제 설거지를 했어야 했는데
더위를 먹은 건지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서
누워서 헌헌 보고 데못죽 복습하고
그냥 그렇게 낮 시간을 보냈다.
새벽부터 계속 엽떡이 먹고 싶었기 때문에
엽떡 질린다는 동거인한테 떼써서 먹었다.
대체 떡볶이가 어떻게 질리지?
나는 삼시세끼 떡볶이만 먹을 수 있다.
내가 하도 좋아한다고 해서 그런지
요즘 야미가 카피페 만들어주는 거 보면
내가 무슨 떡볶이에 죽고 떡볶이에 사는 사람 같다.
당신은 나를 너무 잘 알아.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듯
동거인이랑 내가 슬의생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미 본 거지만 그냥 밥 먹으면서 틀어놨다.
소파에 누워서 보고 있다가 스르르 잠들었는데
두나가 내 위에 엎어져서 자는 걸 동거인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는데 완전 찹쌀떡이다.
두나가 원래 배 위에서 잘 안 자는데
가끔 이렇게 위에 올라와서 누우면
따뜻하고 보드랍고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게
굉장히 안정적이고 포근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근데 서 있으면 발바닥 면적이 좁아서
배를 짓누르게 되기 때문에 진짜 아프다.
가끔 명치나 가슴 눌리면 으어으악 하면서 두나 들어 올림.
오늘은 정말 심각하게 늦게 일어났다.
오후 4시에 일어난 건 정말.. 오바다..
분명 11시에 알람을 맞춰뒀는데 들은 기억도 없고...
울리긴 울렸는데 못 들었거나 무의식 중에 껐겠지.
알람 듣고 잘 일어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나는 대체 뭐가 문제라서 알람을 못 듣는 걸까?
백수가 되면서 비타민D 사는 걸 미뤘는데
자꾸 못 일어나니까 사 먹어야 할 것 같다.
비타민D 먹으면 좀 잘 일어난다는데...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 할 일들이 밀려있었기에
밥을 먹고 후딱 준비를 해서 헬스장에 갔다.
오후 6시쯤에 가니까 사람들이 꽤 많더라.
그래서 안 그래도 더운데 더 덥게 느껴졌다.
나는 상체에 비해서 다리에 살이 좀 있는 편이라
상체에 근육을 붙여서 상하체 비율을 맞추고 싶어서
팔뚝, 등, 가슴 운동을 열심히 했었는데
특히 팔뚝에 근육이 붙는 게 보이더라.
팔 운동 한 날 팔뚝에 힘주면 두꺼워진다.
너무 뿌듯한데 얼마나 더 해야 원하는 만큼
근육이 생길지 모르겠어서 좀 막막하다.
하지만 운동은 꾸준히 계속해야 하는 거니까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열심히 할 거다.
하다 보니 재밌기도 하고.
운동 끝나고 집에 와서 샤워할 때의 기분은 최고다.
동거인이 저녁으로 콩불 해 먹자고 해서
마트에서 콩나물이랑 대패삼겹살을 사 왔다.
꼭 마트에 가면 너무 이것저것 사는 게 문제다.
오늘도 간 김에 카누도 새로 사고
고무장갑에 구멍 나서 그것도 사고
집에 메로나가 없어서 메로나도 사고...
가방이 아주 빵빵해진 채로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잔뜩 쌓여있던 설거지를 하고
밥도 안치고 콩불을 (동거인이) 해서 먹었다.
일단 우리 집에서 요리를 하면 무조건 언니가 한다.
나는 귀찮아서 안 하는데 언니는 요리 해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해 주고 나는 주로 설거지를 한다.
좀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난 설거지를 좋아한다.
정확히는 노래 빵빵하게 틀어놓고 하는 게 재밌다.
맨날 블투스피커나 티비로 노래 크게 틀어놓고
설거지하고 집 청소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난 자취해도 그지꼴로 살지는 않을 것 같다.
요즘 백수 초반보다 덜 부지런히 사는 것 같다.
아무래도 마음을 다잡을 때가 온 것 같다.
나는 작심삼일이 심해서 좀만 하다 보면
자기합리화하면서 늘어지기 마련이라
주기적으로 마음을 다잡아줘야 한다.
그래도 점점 그 주기가 길어지는 중이다.
예전엔 사흘도 아니고 하루 단위였는데
사흘, 일주일, 열흘 이렇게 길어지다가
이제는 한 이주 정도는 유지가 된다.
일찍 일어나는 것부터 성공해야 하는데...
나... 할 수 있겠지?
투두메이트에 비타민D 시키기 써야지.
이상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치겠습니다.
/2021. 0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