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황한 헛소리

얌앤품에 대한 고찰..

이푸므 2024. 8. 3. 15:30

뭔가 일기를 쓰다 보면 티톨에서 하고 싶어지는 얘기들이 있다.
암튼 나만의 티톨 감성이 있음.
원래 이 플랫폼이 이런 감성은 아닌 것 같은데
아무렴 어때.
 
요즘 많이 슬프고 고통스럽긴 해도
우울하진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 우울이 어떤 건지 잘 아니까...
기분을 잘 다스릴 줄 알게 되었구나 싶었다.
근데 문득 무기력해지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아무리 그래도 정신이 멀쩡할 순 없는 거지...
그래서 누워만 있으려는 몸을 일으켜서
자꾸 뭐라도 하게 된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도
쇼츠 안 보고, 걍 앉아서 가만히 멍 때린다.
 
그러다 요즘 부지런히 하는 게 생겼는데
바로바로~
이거다.
이거. 일기 쓰는 거... 하하~
좋은 게 뭐냐면, 내가 뭘 하든 일기에 써야 하니까
사소한 것도 사진 찍어두고, 기록해 두는 습관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가치 있는 것을 조금씩 따라가게 된다.
 
딱 이런 타이밍에 얌이 블로그 써줘서 좋았다.
왜냐면 얌은 말이 많아서 읽기에 아주 재밌거든ㅋㅋㅋㅋ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것도 개웃기고...
 
베터에서 얌 일기를 읽으면서 생각난 일이 있다.
22년에 둘이 여기저기 엄청 놀러 다녔는데
전시회도 많이 다니고, 당일치기로 세종 수목원 갔다 오고
10월 롯데월드도 그해였고, 크리스마스에도 만나 놀았고
암튼 지하철 타고 만날 수 있으니 되게 자주 놀았다.
수목원 가고, 전시회 가고, 그렇게 바빴던 8월 마지막쯤에
남터역에서 예술의 전당 가는 언덕 초입에 있는 탐앤탐스에 앉아있었다.
사진전을 갔다 오는 길이었는데
얌이 거기서 받은 엽서를 주섬주섬 꺼내고
가방에서 또 볼펜을 주섬주섬 꺼내더니
잠만 있어바 보면 안 돼
이러더니 엽서 뒷면에 뭘 끄적끄적 적었다.
난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있었나... 그랬는데
조금 있다가 얌이 엽서를 줬다.
엽서 뒷면엔 길지 않은 편지가 쓰여 있었다.
내가 바로 읽으니까
지금 읽지 말라고 그랬다ㅋㅋ 근데 걍 읽었음..
그건 내게 정말 소중한 기억이 됐다.
얌이 앞에서 편지를 쓰던 게 선명히 기억나요.
컨닝하지 말라는 초딩처럼 열심히 손으로 가려가면서
ㅋㅋㅋㅋ

앞면엔 나를 그려놨음ㅋㅋ ㄱㅇㄱ

그렇게 열심히 놀러 다니는데
놀이의 질(?)도 넘 좋았고
내겐 새롭고 가치 있는 것들로 가득 차서
정말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얌한테 편지 담긴 엽서까지 받으니까
내 속에 중요한 어떤 덩어리가 딱 들어차는 느낌이었다.
그때 그렇게 놀 수 있었던 게, 함께한 사람이 얌이라는 게
내게 정말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틀 전에 잠이 안 와서 누워있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는데
얌이랑 같이 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무언가가 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아주 자연스럽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르륵...
그렇게 내가 무언갈 하고 있다.
 
나는 일이든 취미든 현실에서의 것들을
시작하는 데에 늘 어려움을 겪는 편이다.
그런 내가 주체적으로 뭔갈 하게 된다.
가장 최근에는 얌이 취미 얘기 하라고 해서 블로그 쓰다가
드럼이 진짜 하고 싶어 져서,
근데 최근 드럼 생각을 많이 한 것도
얌이 일렉 배운다고 밴드 기기ㅋㅋ 이래서,
동네에 학원이 있는지 알아봤고?
정말로 올해 안에 해야지! 하고 결정을 내렸다.
당장이 아닌 이유는 내가 지금 두나와의 분리불안이 있어ㅎ
 
재작년에 놀러 다닌 것도 얌이 가자고 해서고
같이 젠런온 준비한다고 글도 쓰고ㅋㅋㅋ
티톨 열심히 썼던 것도 같이 일기 써서고

아마 내년엔 다이어리도 열심히 쓰겠지?
얌이 이것저것 하는 거 보고 있으면
넘 재밌어 보여서~ 나도 하고 싶어지는 것 같아.

 
한창 디코 많이 할 때...
얌은 영국에 있는데 내가 맨날 개늦게 자서
어쩐지 시차가 맞는 기묘한 상황 속에서
디코망령이 되어 일어나면 디코부터 확인하고
잘 때까지 계속 들어가 있고ㅋㅋㅋ 그랬는데
요즘의 얌앤품을 보면서 그때가 생각나곤 한다~
좀 더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사람들이 된 것 같다.
아주 바람직해요.
둘 다 기특해요.
많이 바뀌긴 했는데 근데 또 특성은 그대로임
얌은 얌답게 나는 나답게 나아졌다고나 할까요
일단 둘 다 여전히 말이 많은 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내가 얌한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은 만큼
얌에게도 내가 그런 힘을 주었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구구절절 얘기할 생각은 없었는데
난 그냥 엽서 얘기가 생각나서 하고 싶었고
새벽에 깨달은 걸 얘기해주고 싶었고(딱 그 생각하고 이거 얌이 들으면 좋아할 것 가틈ㅋㅋ 했음;;)
우리 변화가 보이네 우왕~ 싶어서 말해보고 싶었던 건데
그니까 내가 전부터 뭐가 문제였냐면 말이 너무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