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안내 말씀드립니다.
오늘은 사진이 꽤나 많습니다.
스압주의 ㅋㅋ
원래 토요일에 칭긔랑 랜다시를 하기로 해서
오랜만에 좀 차려입고 홍대를 갈 예정이 있었다.
근데 의도치않게 금요일 저녁에도 다른 친구를 만나서
이틀 내내 논 사람이 되어버렸다.
금요일에 원래는 퇴근하고 바로 집 갈 생각이었는데
회사 근처에서 파판 친구 둘이 만나 놀고 있다길래
헐 나도! 하고 꼽껴서 급하게 같이 놀았다.
다음날도 술 먹을 예정이었기에
안 먹으려고 했지만 귀여운 동생이
자기가 소맥 말아줄테니 마셔달라 해서
귀여워가지고 그냥 마셨다. ㅎㅎ
나는 소주만 마시면 진짜 못 마신다.
취해서가 아니라, 속이 너무 안 좋다.
두 잔만 마셔도 속이 안 좋아서 못 먹겠다.
특유의 뜨거운 느낌? 그게 진짜 안 맞는 듯.
그래서 소맥으로 마실 때 오히려 잘 마신다...
저 날 소맥 4잔 말아먹고 맥주 한 잔 더 마셨다.
근데 멀쩡하게 집 감~
오랜만에 마시니까 술이 달더라 ㅋ
이런 발언 제법 나나밍이 싫어하겠지
요즘 누구 만나면 무조건 인생네컷 찍는 것 같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하는데
클수록 그 말이 더욱 잘 느껴진다.
특히 그냥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보다
실물로 있는 사진이 나중에 봤을 때 참 기분이 묘해지는 거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남기려고 하고 있다.
집에 한 11시쯤 들어가서 씻고...
주말이라 왠지 일찍 자기 아쉬워서
괜히 쓸데없는 짓 하다가 3시쯤 잤다.
보상심리라는 게 정말 위험한 것 같다...
아무튼 그래도 다음날 제때 일어났다.
분명 제때 일어나긴 했는데 늦었다.
근데 이 친구랑 만나면 맨날 둘 다 늦음.
1시까지 만나기로 했는데 둘 다 1시에 출발했다.
아니 이건 다 이유가 있다.
요즘 일교차가 너무 크다 보니까
입을 겉옷이 없어서 패션쇼 하다가 늦었다...
본격 16일에 놀았던 거 자랑하는 시간.
랜다시를 진짜 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친구가 하자고 해서 냅다 고! 했다.
예약한 시간은 4시 반이라
만나서 포토시그니처 찍고 카페 갔다가
원래는 더키월드를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가격을 확 내리는 바람에
재고가 다 떨어졌다고 문을 닫아버렸더라;
아니 가격 낮출 거면 재고 확보를 해놓든가!
그래서 더키월드는 못 가고
대충 시간 맞춰서 랜다시를 하러 갔다.
가서 네이버 예약페이지를 보여주면
번호표를 주면서 카톡 플친으로
랜다시에 쓸 사진, 문구, 대기번호
이렇게 세 가지를 보내라고 한다.
내가 이제노 버블 저장해놓은 이름이
'사랑이'인데 여기저기 잘 써먹는다.
근데 정말 사랑이란 애칭이
나에게 있어서 이제노가 그런 느낌이라...
진심 세상에서 나만큼 이제노 사랑하는 사람 없음.
당연함.
와이프니까요.
랜다시에 쓸 사진을 미리 고르려고 했는데
진짜 아무리!! 고민을 해 봐도!!
하나만 뽑기가 너무 힘들었다.
차라리 내가 이제노를 덜 사랑했더라면
고르기가 좀 수월했을까? 라고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애초에 랜다시를 안 했겠지.
라고 해서 할 말이 없었다.
결국 친구 만날 때까지 후보 4개 중에 못 골라서
친구한테 골라달라 했더니 바로 하나를 뽑더라.
왜냐고 물었더니
이게 내가 좋아하는 이제노 이미지 같다고 했다.
근데 맞는 것 같음...
나는 지금 이제노의 모든 걸 사랑하니까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게 있는데
제3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보이는 거지...
랜다시를 하러 들어가면
전시회처럼 되어있어서 신기했다.
아... 전시회가... 맞구나..?
오랜만에 이런 데 오니까 기분이 좋더라.
가면 랜다시 하는 곳이 부스처럼 있고
번호표를 주면 무슨 고글을 준다.
vr 하는 것처럼 생긴 고글인데
그걸 눈앞에 갖다대고 있으면
노랑, 빨강, 초록, 검정, 하양 등등
여러 색들이 도트 형식으로 퍼지면서 지나가고
그렇게 색에 따른 내 뇌파를 측정한 다음에
사진이 눈 앞에 딱 뜬다.
이제노 사진이 뜨는 순간
점점 내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뵨태새끼마냥 사진을 보면서
냅다 웃고 있는 사람이 되는 거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정말로... 진짜... 다행이다....
내가 노란색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산뜻하고 아늑해서다.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색이랄까...
행복이 색으로 있다면 노란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인가 노란색이 나왔다.
딱 레몬에이드 색?
아무래도 이제노가 내 행복이긴 하지.
랜다시를 다 하고 나서
저녁 먹기엔 시간이 좀 남아서
옆에 괜찮아 보이는 카페가 있길래 들어갔다.
이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 상태였고
오후가 되니 좀 추워서 따뜻한 초코라떼를 마셨다.
인테리어가 일애니+레트로 느낌이라
오오 좋다~ 이러면서 구경하는데
엽서랑 사진이 진열되어 있는 거다.
근데 그 사진에 있는 케이크가
아무리 봐도 공중도시인 거임.
공중도시 케이크가 약간 멘헤라 감성 ㅋ
암튼 그래서 야 설마 여기 공중도시 아님?
하고 검색해봤는데 아니 글쎄 진짜더라고..
별안간 예정에도 없던
빠순이 집합소에 와버린 것이다...
오른쪽 테이블에선 세븐틴 얘기를 하고
왼쪽 테이블에선 엔시티 얘기를 하고
그러다 갑자기 오른쪽 주제가 엔하이픈이 되고
왼쪽 테이블에선 아방수 아방공 이러고 있고
친구랑 자꾸 눈 마주치면서 웃다가
사진만 많이 찍다가 나왔다 ㅋㅋㅋ
친구한테 줄 포카가 있어서
그거 주느라 콜북을 꺼냈었는데
오른쪽 테이블 5명 무리가 우릴 보더니
셉 얘기하다가 개뜬금없이
근데 엔시티는 언제 망해?? 이러는 거임
그거 듣고 친구랑 귓속말로
'저희도 빨리 망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얘기나 함 ㅋㅋㅋ
루트가 좀 빠수니들 많이 가는 곳이었어서 그런지
누가봐도... (물론 아는 눈이라 보이는 거지만)
트위터 남돌 비계 탐라에서 모인 것 같은
사람들 6천3백명은 본 것 같다.
그곳에서 탈출한 뒤 밥을 먹으러 갔다~
원래 돼지갈비 먹을까? 했었는데
랜다시 가는 길에 스테이크 집이 있길래
야 여기 ㄱㄱ 해서 노선을 변경했다.
애초에 노선이 없긴 했음.
사진엔 친구가 꺼낸 포카가 3명이지만
사실 걔는 4명 번갈아가며 찍었는데
그동안 오로지 이제노만 꺼내 찍는 나...
이런 게 바로
'순애'다.
새우로제파스타랑 뭐였지? 무슨 갈릭스테이크였는데.
기억이 안 남 아무튼 맛있는 스테이크~^^
내가 좋아하는 드라이한 레드와인도 마셨다.
진짜 너무 맛있어서 친구랑 계속
야.. 나 너무 행복해... 이러면서 먹음.
원래 로제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토마토가 꾸덕하고 느끼한 느낌이 별로라서 그렇다.
근데 저건 크림 비율이 적은지 내가 좋아하는 맛이었다.
근래 먹은 저녁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
저녁을 먹고 동네로 돌아와서 코노를 갔다.
1시간 30분 동안 아이돌 메들리 했는데
끝나니까 진짜 죽을 것 같았다.
당연함...
런투유 부르고 아나스 부르고 지널찾 부르고 버퍼링 부르고
이런 선곡의 연속을 1시간 반 동안 했으니까...
콘서트 하는 아이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코노 나오니까 10시 30분 정도라 술을 먹으러 갔다.
감자전이 기름 범벅이라 그닥 맛있진 않았지만
감자전 먹으러 간 거 아니고 술 마시러 간 거니까 상관없다.
얘랑 자주 만나는 편은 아닌데
서로 제일 편해하는 사이라서
한 번 만나면 말할 게 끝나질 않는다.
그래서 오후 1시 30분쯤 만났는데 12시 넘어서 해산했다.
거의 12시간을 같이 논 거다.
술 마시고 집 가기 전에 하루필름을 또 찍고...
분명 왼쪽이 멀쩡할 때 찍은 거고
오른쪽이 술 마시고 찍은 건데 더 잘 나왔다.
셀카는 그냥 오랜만에 찍어서 올림 ㅋ
이렇게 인화된 사진을 많이 남겨두면
나중에 볼 때 감회가 남다르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찍어준 내 사진이랑
내 셀카 몇 장을 인화해서 준 적이 있는데
그건 교복까지 입고 있다 보니...
지금 보면 기분이 아주 묘하고 그렇다.
저게 진짜 내가 맞나 싶고...ㅋㅋㅋ
점점 기억이 바래져가는 게 느껴진다.
눈으로 그 시절을 보면 떠오르게 되니까
기억할 수 있도록 많이 기록하고 싶다.
일기도 그런 의미에서 쓰고 있다.
기억할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거야.
그 친구가 꼭 취하면 인형뽑기를 한다.
근데 걘 현금을 안 들고 다니고
난 항상 현금이 있는 편이다 보니
내 돈으로 뽑아서 날 준다.
개이득이다.
집에 있는 60cm짜리 젠돌이랑
똑같은 거 미니버전을 이번에도 득템해왔다.
8000원에 최고의 귀여움을 누려보세요.
두나는 저게 강아지라는 걸 아는 건가
꼭 이렇게 옆에 와서 사진에 나온단 말이지...
졸귀
하 오늘 일기 분량 너무 많아서
빨리 쓴다고 했는데 한 시간 걸렸다.
저번에 올린 두 일기에
댓글 달아줘서 고맙구 사랑혀요
당신들이 있기에 의미있는 시간들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애요
예전에도 얌이랑 했던 얘기인데
우리 나중에 막 60살 되고 그랬을 때
티톨 썼던 거 보면 진짜 재밌을 것 같다고
근데 웃긴 게
1년 전에 썼던 일기 보면 벌써 재밌다.
일기를 쓰는 게 뭔가
초딩 때 학교 운동장에 타임캡슐 심는 느낌이다.
우리 나중에 이거 꼭 열어보자? 하면서...
물론 그건 지켜본 적 없지만
왠지 이거는 확실히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
이상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치겠습니다.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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