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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에게 관대해지자

by 이푸므 2021. 6. 10.

낮잠을 자지 않기 위해서 1시에 일어났다.
나는 한 번 자면 진짜 오랫동안 자기 때문에
11시에 일어나서 밥 먹고 다시 자는 것보다
그냥 아예 오후에 일어나는 게 훨씬 낫다.
다시 자면 6시 7시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낮잠을 안 자서 기분이 좋다.
낮잠 너무 많이 자면 시간을 다 버린 기분이다.
예전에, 한창 주 6일 출근하고 녹초가 되던 시절
주에 한 번 있는 휴무에 하루 종일 잤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 힘들었다.
그치만 지금은 그게 아니니까 최대한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늘은 부지런히 잘 움직였다.


일어났을 때가 한 시쯤이어서, 일단 밥을 먹었다.
집에 반찬이 이것저것 있어서 그냥 대충 꺼내먹었다.
아침에 뭐 차려 먹는 건 정말 귀찮은 일이다.
아침이 아니더라도 잘 안 차려 먹는다.
밥 먹고... 조금 농땡이 피우다가 집안일을 시작했다.
할 일이 아주 산더미였다.
음쓰봉에 음쓰 버리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바닥도 쓸고 닦고
이거 다 하니까 네 시가 넘었다.
빨래 다 되는 동안 소파에 누워서 쉬다가
빨래를 널고... 그랬더니 다섯 시 반이더라.
오늘 반드시 운동을 가려고 했어서
여섯 시쯤에 헬스장도 갔다.
집 오는 길에 빵이랑 아아메도 샀다.
난 정말 부지런한 사람인 것 같다.

원래 진짜 엄청 게으른 사람이다.
적어도 나는 내가 너무 게으르다고 생각했는데

내 친구들은 나보고 다 엄청 부지런하다고 하더라.

대체 내가 어딜 봐서 부지런 해 보이냐고 했더니

방학도 없이 일년 넘게 그것도 주 6일이고

아침 열 시부터 밤 여덟 시까지 계속 일을 하는 게

어떻게 게으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냐고 했다.

그치만 걔네는 대학교를 다니고 난 안 다니니까

그 시간에 열심히 일을 하는 게 맞지 않나?

부지런하다기보다 이건 그냥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난 항상 나에게 혹독하게 굴기 때문에

휴무 날 하루 종일 집에서 잠만 자더라도

일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대단해~

라고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들은 이걸 써먹어봐라.

내가 썼던 방법 중에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스스로를 좃밥이라고 생각하는 일이었다.

내가 실수하거나 뭘 잘 못 해도

좃밥인데 이만큼이나 하다니 좀 쩌는걸?

하는 마인드를 갖게 해 주더라.

나도 이거 어디서 배운 방법인데 잘 써먹었다.

지금도 여전히 이렇게 사는 중이다.

나는 좃밥입니다.


투두메이트에 책 읽기도 써놨는데

이미 시간이 늦어서 이건 포기해야겠다.

너무 늦게 자지 않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나는 늦게 자는 기준을 새벽 3시로 정했다.

그 안에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 것이다.

아무래도 불면증을 낫게 하려면

정해진 시간에 자는 연습이 필요한데

이게 진짜 너무 어려운 것 같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 일은 정말 힘들다.

그래도 열심히 해 보려고 한다.

매 번 시도 하고 있기는 하는데

한 달 간격으로 무산되는 것 같다.

이번엔 좀 오래 해 봐야겠다.

불면증 지대짱나...

 

 

 

 

 

얌언니가 내일 영국으로 간다.

두 번밖에 못 봐서 너무 아쉽다.

더 많이 봤어야 했는데... 또 미련이 가득하다.

그래도 아주 가는 것도 아니고 고작 일 년이고

심지어 그동안은 계속 트위터에서 볼 거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또 아무렇지도 않기도 하다.

다음번에 올 때는 아마 내가 시간이 많을 테니

아예 오래 기간을 잡고 얌시 집에 묵어야겠다 ㅋ

한 사박오일 하고 오는 거지...

그동안 탐님이랑도 열심히 놀면 되겠다.

그리고 얌시도 우리 집에 데리고 올 거다.

두나를 실물로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같이 우리 동네에서 놀고 싶다...

잘 놀아줄 수 있는데...

여기도 재밌어...

꼭 와... 일 년 뒤에...

 

 

 

이상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치겠습니다.

 

 

/2021. 0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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