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에 일어난 건 안 비밀...
11시에 알람을 듣고 눈을 뜨긴 했는데
잠이 이성을 이겨버려서 그냥 다시 잤다.
사실 깼다가 다시 잔 것도 기억이 안 난다.
난 원래 잠에 취해 있으면 기억을 못 한다.
아무튼 오래간만에 한 시까지 잤기 때문에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부지런히 움직였다.
어제 '아침에 블루베리 빵 먹어야지'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 져서
앵그리 너구리 하나 끓여서 먹었다.
배가 안 차면 빵을 먹어야지 했는데 필요가 없었다.
생각보다 배가 불러서 다 먹자마자 설거지를 했다.
오래간만에 일어나자마자 열심히 움직인 것 같다.
원래는 눈 뜨고 밥 먹어도 잠이 잘 안 깨서
다 먹으면 가만히 앉아서 핸드폰을 좀 하는데
오늘은 오래 자서 그런지 잠이 금방 깼다.
난 원래 집에서 노래 틀고 있는 걸 좋아한다.
뭘 보는 게 아니면 내내 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멜론으로 틀 때는 블루투스 스피커 연결해서 트는데
요즘은 스밍 돌리느라 멜론을 못 쓰기 때문에
유튜브로 노래를 듣고 있다.
유튜브로 노래를 틀 거면 굳이 블투 스피커가 필요 없다.
티비로 유튜브를 틀기 때문이다.
이렇게 틀어서 소리 키워놓으면 굉장히 좋다.
소리도 빵빵하고 집이 음악 클럽이라도 된 것 같다.
오늘도 이렇게 티비로 세븐틴 플리를 틀어놓고
설거지도 하고 이것저것 널브러진 걸 정리했다.
저 플리는 셉 공계에 올라와있는 플리다.
멤버들이 컨셉에 맞춰서 노래를 엮어준다.
집안일을 다 하고 3시쯤 나갈 준비를 했다.
동사무소 가서 무슨 서류를 떼와야 했는데
동사무소까지 걸어서는 8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 걷기 싫었던 나는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원래는 동거인이 떼는 건데 지금 여행을 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가 부탁을 받아서 동사무소를 갔더니
그게 당사자가 직접 와야 하는 거라서 난 안 된다더라.
괜히 왔네 싶긴 했지만 그래도 자전거를 탔으니
기분이 썩 구려지지는 않았다.
헬스장 근처에는 자전거를 둘만한 데가 없어서
집에 다시 가서 자전거를 두고 나오려고 했다.
입을만한 바지가 없어서 얇은 긴 청바지에 반팔을 입었는데
정말 너어무 더워서 도저히 청바지를 입을 수 없는 날씨였다.
그래서 층계참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집에 들어가서
없는 바지를 꾸역꾸역 찾아내서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
안 그래도 운동하고 나오면 몸에 열기 때문에 더운데
그 상태로 긴 청바지를 입고 나오는 건 자살행위다.
운동하고 집에 왔더니 배가 고파서 블루베리 빵을 먹었다.
단 생크림에 새콤한 블루베리 맛이 들어가서 아주 맛있다.
엄마와 저녁을 먹기로 했었기 때문에 조금만 먹었다.
빨래를 돌려놓고 보십을 하다가 다 돼서 널고 있으니
마침 엄마가 나오라고 전화가 와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맛있어 보여서 갔는데 생각보다 평범~ 무난~
두루치기라기보단 그냥 오징어볶음 같았다.
그래도 밥 비벼서 먹으니까 맛있었다.
다음에 또 가서 먹고 싶은 맛은 아닌 것 같다.
엄마랑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
집에 반찬이 없다고 했더니 반찬 가게에 가서
이것저것 사 가자고 하길래 반찬들을 사 왔다.
엄마 집 근처에 싸고 맛있는 반찬 집이 있어서
그쪽에 갈 때마다 들러서 여러 개 사 오는 편이다.
옥수수도 있길래 사 왔다.
여름의 유일하게 좋은 점이다.
옥수수의 계절이라는 것...
엄마랑 밥을 먹으면서
배워보고 싶은 건 많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나한테 도움이 될 걸 재가면서 배워야 할지
아니면 그냥 별생각 없이 해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얘기를 했더니 1순위로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묻길래
베이킹을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엄마가 그건 배워놓으면 좋은 거 아니겠냐면서
학원 등록하면 되는 건가? 하고 묻길래
사실 베이킹은 그냥 재료만 있으면 요즘엔 찾아보고
집에서 할 수 있으니까 자주 만들 거면 학원 안 다녀도
괜찮기는 한데 오븐이 없어서 만들 수가 없다고 하니
엄마가 오븐을 사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커피머신도!!
당근마켓에서 알아보겠다고 하길래 기분이 좋아졌다.
쉬면서 왠지 더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다.
하루하루 목표했던 일들을 열심히 지키고
계속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더 하려고
노력하고 변화하고 있는 게 참 뿌듯하다.
왜 진작 안 쉬었나 싶을 정도로...
쉰 지 고작 2주도 안 지났는데 벌써 이렇게
쉬는 의미를 잘 찾아나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잘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믿음도 생기고 요즘 마음이 든든하다.
내 상태가 안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치겠습니다.
/2021. 0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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